어찌하나
할 일도 없는데..!
비가 온다.
잿빛 하늘 허공에 꽉찬 실비
땅 바닥에 철버덕
자꾸 떨어지며 흘러내린다.
바람에 훌훌 날리던 은행잎
납작 엎드린 체
지나가는 사람 발에 밟힌다.
인라인 타고 달려가는 마음
오늘은 접어야 겠다.
비가 온다
쓸쓸한 겨울비가 아침부터 내린다.
은행나무 가지마다
노오란 손 펴들고 춤추듯 나풀거리든
예쁜 은행 잎들이
차가운 바람에 날리며
팽개쳐 우르르 떨어진다.
우산 쓰고 낙엽 길 돌아
중랑천 산책 길
쓸쓸하게 샤방샤방 걸어간다.
늘 인라인 타고
세월타고
달리든 길 위에 차가운 빗물이
널 부러져 반짝 임을 본다.
어찌하나
할 일도 없는데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