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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랑천길 걸으며...

자유글방 조회 수 3134 추천 수 0 2014.02.25 14:27:30

중랑천 길 걸으며... / 청솔(임미조)

어젯밤
몰래
살짝 땅을 적신 도독비가 내렸다.

생각도 없이
멍청하게
눈 물진 하늘만 바라 보다가
희석된
지난 날의 추억으로
고독을 심었다.

밤을 만들 어가는
해질녘의 풍경
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볼까 하여
산책을 나갔다.

비는 내리는데.
비 내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



인라인 트랙에
홑 날리듯 내리는 가루비
청명하게 반짝인다.


삶의 무게만큼
뒤엉킨 삶의 추억들이
점점
더 멀리 살아지듯

어둠으로 죽어가는 길
우산 쓰고 걸었다


중랑천 길섶에
키 작은 풀 들의 잎 새에는
비 꽃이 되어
몽올진 빗물 호기심으로 바라보며 ...



황홀한 밤 풍경 사진에 담고
내 발걸음
무겁게...
더디게...
천천히 걸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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